2021. 2. 16. 13:37ㆍ카테고리 없음

난다 출판사의 2021년 첫 책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를 읽었다.
질풍노도의 시기.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그 과정에서 나는 문학을 만났다.
넘쳐나는 책의 홍수 속에서 나만의 인생 책을 찾고 싶었고, 깊이 있는 사유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만나고 싶었다. 살아가며 만나는 많은 상황 속에서 문학이 주는 사변을 통해 위안과 지혜를 얻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어릴 적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수많은 문학 속에서 방황했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시인 김승희 님의 사유를 통해 52권의 문학을 깊이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마치 지름길 혹은 이정표 같다.
저자가 책 제목처럼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전하는 문학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차례에 나온 책을 살펴보며 이미 읽은 책에서는 저자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어 폭넓은 사고를 도와준다. 읽지 못한 책에서는 다정하게 전하는 저자의 글에서 독자가 문학과 저자 사이에서 소외되지 않고 작품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문학은 우리가 처한 상황과 때에 맞게 읽었을 때 위로를 넘어서는 강한 힘을 발휘한다. 자신을 온전히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 그리고 마침내 저자의 글처럼 “과연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할 때, 우리는 문학 속에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시대를 초월하여 같은 고민 앞에서 서로를 마주 볼 수 있다. 극복할 수 없는 경계를 바라보며 유한한 굴레 속에서 떨어져 나가는 허물을 바라본다. 우리가 넘을 수 없는 그 한계 안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동질감마저 느끼게 한다. 으레 실수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인생이지만 과거의 어딘가에서 같은 고민으로 번뇌했을 인간을 바라보며, 결국 인간이기에 맞닥뜨리게 되는 제한된 테두리의 경계 안에서 문학이라는 탈을 쓴 진실을 오늘도 읽어나간다.
문학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텅 빈 사유를 채워주는 이 책을 읽으며 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저자와 소통할 수 있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줄 이 책을 추천한다.
솔 벨로는 ‘인간은 어쩔 수 없는 거대한 운명에 의해 지배받는 희생자’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비록 인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인간은 모든 것을 척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히 인간은 ‘무엇’이다. 인간이 무엇인가, 또 무엇이 될 것인가는 그러므로 개인의 선택의 문제다. (p.161)
아이들이야말로 ‘믿는 대로 행동하는’ 정직한 존재들이므로 진실을 왜곡하는 어른들 세상을 마음껏 판결할 수 있는 것이다. ‘깨어 있는 지성’이라고 말할 때 지성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정직하게 깨어 있으라’는 그런 의미가 아닐 것인가? (p.173)
상품은 사용가치에 의해서 욕망되는 게 아니다. 나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더 권력 있는 사람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여 스스로를 그 사람과 동일시하는 착각과 욕망의 심리 구조를 광고는 이용하는 것이다. 그것을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부른다. (p.248)
인간은 누구나 죄를 짓고 죄의 길을 간다. 그러나 그 죄의 길을 ‘죄와 벌의 길’로 만드느냐 아니면 ‘죄와 구원의 길’로 만드느냐 하는 문제는 결국 한 인간의 영혼의 무게에 달린 것이 아닐까? 고통을 많이 짊어진 영혼은 ‘죄에서 구원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는 것이리라.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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