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2. 09:26ㆍ카테고리 없음

나는 그림책을 찾아 읽지 않는다. 읽고 난 후의 여운을 견디기가 어려워 일부러 피한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그림책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첫째가 5살일 때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운 적이 있다. 훗날 아이에게 왜 울었는지 이유를 물었을 때 아이는 자기도 모르겠다고 그냥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그림책은 그렇다.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을 쏟게 만든다.
<우리는 안녕>을 읽었다. 안녕이라는 인사말에 무게가 실리는 요즘. 안녕은 안부를 묻는 의미를 넘어 마음을 전하는 가치를 더한다. 우리의 상황에 따라 의미를 끊임없이 바꿔가는 안녕이라는 말. 표지의 강아지와 해오라기의 첫 만남은 안녕이라는 인사로 시작한다.
안녕은
마르지 않는, 노래 같고 부스러기 같은,
등 뒤에서 안아주는,
어제를 묻고 오늘 환해지는
내 눈과 마음에 담아두고 그리는 그리움.
5년 전 벚꽃이 흩날리던 계절에 떠난 나의 강아지 쎄리가 생각나 눈물을 쏟았다. 나는 아직도 안녕이라는 말로 우리 쎄리를 놓아줄 수가 없다. 하지만 시인의 말대로 안녕이라는 말로 너의 뒷모습을 지켜봐 주기도 하고 안녕이라는 말을 하기 싫을 때에도 해야 하겠지. 쎄리를 닮은 강아지를 보면 달려가 껴안고 싶을 만큼 매일매일이 그립고 나를 떠났던 그 계절이 돌아오는 것이 항상 두렵다. 많은 시간이 흘러도 이 그리움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나의 작은 강아지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안녕은 말하고 싶을 때 말하고 말하기 싫을 때에도 해야 하는 말이라고. 아직도 쎄리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는 아픔도 슬픔도 아니라고. 한 번 눈으로 본 것은 언제든지 그릴 수 있으니 1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우리는 어떻겠어.
떠난 이가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꺼내들고
안녕이라고 말하며 실컷 웃고 실컷 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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