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호프 자런

2020. 11. 15. 00:43읽기/완독한 책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로 팬데믹에 휩싸이고 자연은 이에 응당하듯 이상 기후로 우리에게 많은 두려움과 깨달음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로 인해 요즘 우리에게 화두로 떠오르는 키워드는 단연 “환경”일 것이다.

펜데믹으로 인해 시작된 사람들의 거리두기. 해외 몇몇 나라들은 지역 봉쇄로까지 확장되고 그로 인해 우리는 또 다른 상황들을 마주하였다. 가동을 멈춘 공장들은 매연을 내뿜지 않아 대기가 안정화되었고 곳곳에 야생 동물들이 속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방역이라는 이름 아래 사용한 일회용품들로 플라스틱, 마스크 쓰레기가 쌓여가고 있었다.
인간의 이기적인 방법들의 끝은 “환경 오염”이라는 종착지에 다다른다. 우리는 바이러스를 피하려는 명목 하에 자연을 희생시키고 있다.



우리에겐 <랩걸>로 친숙한 저자 호프 자런의 신간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지구가 직면한 환경 문제들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총 4개의 주제 <생명> <식량> <에너지> <지구>를 저자의 경험과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아마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아 아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가르”친다.(p.23) 또한 우리에게도 이 모든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빠르게 결론에 도달한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p.127)
하지만 덜 소비하기도 더 많이 나누기도 어려운 우리는 어떠한 방법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로 인해 파생되는 두려움은 또 다른 문제들을 낳는다. 저자는 “두려움은 문제를 외면하게 만들고, 정보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한다.”(p.192)고 말한다. 우리는 두려움으로 인해 더 이상 문제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그의 말대로 “두려움에 떨 시간도 포기할 시간도 아니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다. “(p.193)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지난 50년 동안 대기 중으로 뿜어낸 이산화탄소는 전세계 배출량의 1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데, 그 영향에 대해 가장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러한 장면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화석연료가 사용으로 덕을 보는 사람들과 그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가장 많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일치하지 않는다.” (p.207)


환경오염이 낳은 많은 문제들은 “덕을 보는 사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이 일치하지 않는 딜레마에 빠뜨린다.
또 다른 예는 이 책 안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충전할 때 벽을 통해 타고 들어오는 전류는 지역 외곽에 자리한, 석탄을 연료로 쓰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졌을 확률이 높다. 냉장고, 토스터, 텔레비전, 그리고 모든 전기 조명도 대부분 화석연료를 태워 작동된다. 학교와 병원, 직장에서 불을 켜는 전기와 그 안에 있는 각종 기계에 공급되는 전기 역시 마찬가지다 때때로 사볼까 고민하는 전기 자동차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납과 니켈, 카드뮴 혹은 리튬으로 만들어진 탯줄을 통해 화석연료에 종속된 상태로, 깨끗하고 친환경적이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전기 자동차는 마을의 다른 쪽에서 스모그를 방출시킨다.”(p.171)



“매일 거의 10억 명이 배를 곯는 동안 또 다른 10억 명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망쳐버린다.우리는 먹을 의도가 전혀 없는 음식에 숲과 깨끗한 물과 연료를 걸고 도박을 하는데, 매번 그 도박에서 지고 있다. 우리 입맛에 봉사하기 위해 이 지구에서 짧은 시간 머물다 가는 셀 수 없이 많은 식물과 동물을 무의미하게 멸종시켜버렸다.” (p.112)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인 전기자동차 조차도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누군가의 고통, 더 나아가 생명을 담보로 하는 행위가 당연시되고 있는 현실.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이라면 그 삶을 이어나갈 가치가 있는 걸까.



“우리는 버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 음식물을 쓰레기 매립지에 던져 넣을 때 우리는 그냥 칼로리 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던져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풍요에 대한 무자비한 추구에 이끌린 결과, 우리가 공허하고 소모적이고 명백한 빈곤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p.113)



우리는 저자의 말대로 “언제 어디서 더 많이 소비할까 대신 어떻게 덜 소비할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비지니스와 산업계가 우리를 대신해 이런 질문을 던질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p.231)


저자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외면하는 현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일 또한 알려준다. 단적인 예로 무분별한 육류 섭취로 우리가 겪어야 할 재앙들을 직면하게 한다. “지금 이 문제를 무시한 채 포크를 손에 들고 고기 한 조각을 더 먹는다면, 매일 세 번씩 손자들보다 우리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p.78)라고 말하는 그의 경고는 섬뜩하기까지 하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언젠가 어느 나라의 쓰레기 매립 방식에 대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분리수거가 일상이 된 우리나라와는 달리 봉투에 무참히 구겨넣어진 쓰레기를 보며 무력감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노력들을 멈추지 말아야 함을 저자의 글을 보며 깨달았다. “겸손함으로 부드러워진 노력이 고결함으로 무장한 노력보다 우리를 훨씬 더 멀리 데려가 줄 수 있”(p.232)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것”(p.252)이기 때문이다.





“이제 잠시,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자.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때다.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가?”(p.114)



저자는 책을 마치며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p.239)을 알려준다. 이 해결책들은 허황되지 않고 실천하기에 알맞다. 각자의 위치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살펴보며 작지만 우리가 실천하는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갈 때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그 모든 것들의 가치에 비하면 나의 노력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다. 나도 더이상 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함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아니. “행동할 수 있었을 때 그 얼마 안 되는 가능성을 이미 다 써버린 우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주위의 많은 것이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알 수 있다.”(p.210)



“모든 생물종은 결국 멸종할 것이다. 심지어 우리 인간조차. 이는 자연의 몇 되지 않는 영원한 이치 중 하나다. 지금 이 순간에 관해 말하자면, 아직 기차가 역을 출발하지는 않은 상태다. 아직은 우리가 스스로의 소멸과 관련해 어느 정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말하자면 그 소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 우리 다음 세대와 그다음 세대가 얼마나 고통을 겪을지와 관련해 무언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말이다. 행동을 취하길 원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의미를 가질 동안에 빨리 시작해야 한다.”(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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